#에이지즘 #미디어 #콘텐츠 #성차별 안녕하세요 님. 턱괴는여자들입니다.
비가 온 후, 부쩍 공기가 찹니다.
농익은 가을이에요! 🍂
기후변화로 늦더위가 이어지는 바람에, 단풍은 10월 말에야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햇빛은 종종 봄처럼 따뜻한데 공기는 일찍이 건조해졌습니다.
기후부터 기술까지 너무나 빠르게 변해서, 인류와 지구가 특이점에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와중에 '그래서 무엇이 중헌디' 하면 턱괴녀는 역시 인문학을 돌아보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구를 지탱하는 실질적인 내핵은 인문학적 감수성이 아닐까 하고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이 '잘 살기 위해서' 어떤 관점과 태도가 필요할지- 오늘도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에이지즘'의 기원과 정의를 알아본 지난 레터(*)에 이어서, 오늘은 '에이지즘'이 일상에서 어떻게/얼마나 녹아있는지 살펴봅니다. 요란하지 않아서 더 눈치채기 힘든 '지우는 방식의 차별'을 제대로 직시해볼거예요. 특히 우리의 사고와 무의식을 관장하는 스크린의 권력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의 경우를 차례로 파헤쳐 볼게요.
(*) [vol.41 님,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보이는 만큼 존재한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만큼 외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 중
🫥 10월의 두번째 레터에서는 : 스크린에서 사라진 노년
매슬로 이론 중 '존경의 욕구'의 연장선으로, 스크린이 노년을 다루는 방식을 살펴요
- [리서치 1.] 할리우드와 에이지즘
미디어 제국에선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까
- [리서치 2.] K-콘텐츠와 에이지즘
그래서, 한국은 어떤데?
- [리서치 3.] 에이지즘 속 더 어두운 사각지대
여성 시니어, 묻고 따블로 가!
- [턱괴녀 근황]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를 둘러싼 연결고리들
턱님들과 SNS에서 나누고 있는 것 ('턱님'이 뭐냐구요?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
|
|
✳︎ 턱괴는레터 ✳︎
출판과 전시를 만드는 턱괴는여자들의 '연구 일지'
책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한 달에 두 번, 두번째 네번째 금요일에 발행됩니다
"인문학과 공감능력이 세상을 구할거야!" |
|
|
그 많은 시니어는 다 어디갔을까? : 할리우드와 에이지즘
- Disney 2023 CSR Report⎥The Walt Disney Company⎥2023 (link)
- <This is what being 'Old' look like in Hollywood(할리우드에서 '노년'은 이런 모습이다)>⎥AARP⎥2017 (link)
|
|
|
오늘날 최고의 '미디어 제국'은 단연 미국입니다. 헐리우드 영화는 전세계 영화 시장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OTT)에서는 넷플릭스라는 단 하나의 기업이 차지하는 전세계 점유율만 약 40%에 이르니까요. 그 외에도 디즈니와 HBO 등 수많은 콘텐츠 제작 및 유통/배급 업체들이 미국에 뿌리를 두고 있지요. 그만큼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또 재편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넷플릭스의 적극적인 '콘텐츠 다양성과 포용성(D&I)' 추구가 반가웠던 이유예요.
2021년, 콘텐츠 산업의 또 다른 거인인 디즈니에서도 CSR(사회적 책임) 파트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새로운 책임자를 선임했어요. 이후 연간 CSR 리포트를 발간하며 자사 콘텐츠와 제작진의 다양성과 포용성 현황을 나누고, Reimagine tomorrow라는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보다 훨씬 긴 역사동안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주로 만들어온 디즈니의 각성(!)은 좀 더 남다른 의미를 가져요. 그동안 전세계 아동들이 유아기때부터 학습한 편견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죠. |
|
|
Reimagine tomorrow 메뉴들 중 발췌 - 디즈니 좀 진심인듯? (좌) 디즈니가 특정 대상에게 부정적 편견을 심어주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따르는 지침 설명 (우) 포용성 있는 스토리텔링의 힘은 제작자로부터! 직원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시리즈 <Inclusive Storyteller> |
|
|
작년에 개봉한 <인어공주(2023)>는 이러한 노력이 잘 반영된 사례 중 하나입니다. 원작에서는 붉은 머리의 백인이었던 주인공 '아리엘' 역에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하면서 제작도 전에 큰 화제를 모았어요.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있었던지라 소비자들의 찬/반 논란이 이어졌는데(*), 엄청난 시도였던 것은 틀림 없죠. (*) 기존의 시리즈를 굳이 각색하는 것보다, 다양한 주인공들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드는게 더 옳다는 논의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순수한 놀라움과 감격을 선사하는데에 만큼은 크게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 흑인 아이들이 보인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거든요. 한때 이 리액션을 찍어서 " representation matters(**)"라는 제목으로 공유하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 "대표성이 갖는 중요성", 이미지를 만드는 콘텐츠가 가진 힘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죠 |
|
|
(좌)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인어공주(2023)> 영화 포스터
(우) 자신과 닮은 인어공주에 깜작 놀라며 감격하는 아이들, 영상을 찍던 부모님에게 "Is that REAL?(이거 진짜야?)"라고 묻는다 |
|
|
이토록 큰 놀라움과 기쁨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애초에 흑인 인어공주를 상상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짚어봐야 해요. 생각보다 더 어릴 때부터 이미지 속 편견을 흡수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나이인 만큼 무의식적으로 내재화 한다는 의미거든요. "흑인 공주는 있을 수 없어(***)."라는 규칙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형성됩니다. 스크린 속에서 자기 자신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인생에서 부모 세대와는 또 다른 가능성을 그리게 되지 않을까요. (***) 사실 동양인 역시 '뮬란'을 제외하고는 잘 보이지 않죠. 디즈니를 보고 자라는 모든 인종의 아이들이 "공주, 왕자는 백인이다."를 학습하는 셈입니다. 참고로 영화 <인어공주(2023)>에서는 동양인 인어공주도 나와요.
한편, 디즈니 CSR 보고서의 다양성 기준에도 '연령'은 빠져있습니다. '에이지즘'은 정말 마지막까지 통용되는 편견인걸까요? 우리는 또 어떤 '나를 대변하는 이미지'들을 스크린 속에서 발견할 수 있어야 할까요?
콘텐츠 산업의 양대산맥이 아직 '연령(세대)'이라는 사각지대를 비추지 않는 가운데, 문제의식을 견인할 만한 연구와 활동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스크린에서 노년을 다루는 방식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미디어, 다양성 및 사회 변화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스테이시 스미스의 연구를 함께 볼까요. 이에 따르면, 2014~2016년 3년 간 작품상 후보에 오른 25편의 영화 중 60세 이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비율은 12% 미만이었다고 합니다. 간혹 나이든 캐릭터가 나오더라도 그들이 이야기를 주도하는 경우는 매우 희귀했고(****), 40% 이상의 확률로 연령차별적인 대사가 등장했습니다.
(****) 60세 이상의 배우가 극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경우는 단 두 편, 모두 백인 남성인 마이클 키튼이 연기했다. (<버드맨(2014)>, <스포트라이트(2015)>)
"은행 강도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아니면 그냥 앉아서 알츠하이머가 진행되도록 내버려둘래요?"
<로스트 인 더스트(2016)>
이후 '아미카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이 2021년에 상위 랭크된 영화 중 60세 이상의 '주연 배우'가 등장하는 경우로 타깃을 더 좁혀서 조사했을 때에는, 고작 2%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어요. 우리는 과연 스크린 속에서 미래의 롤모델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보다, 현재 그 시기를 직접 통과하는 우리의 부모님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노년'을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을까요?
한편, 미국에서는 비영리기관인 AARP(미국 은퇴자 협회)가 이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관련된 보고서와 캠페인을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어요. 특히, 2017년에 제작한 " 할리우드에서 '노년'은 이런 모습이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주목해주세요. 영상은 할리우드 콘텐츠 안에서 '노년'과 '노화'가 다뤄지는 방식을 시간 순으로 다룹니다. 뒤로 갈수록 긍정적이고 주체적으로 그려지는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영화와 TV산업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음을 알려주죠. 이미지의 힘을 역으로 활용해 이 흐름이 지속되도록 의도하는 모습입니다. |
|
|
시간이 가면서 할리우드 콘텐츠에서 '노년'을 다루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AARP |
|
|
하지만 단순한 '트렌드'에 맡겨두기엔 아직 숙제가 많습니다. AARP가 2018년과 2023년을 사이의 변화를 비교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노년은 이전보다 더 활발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것으로 그려지고(15%→26%), 기기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4%→33%) 입니다.
하지만 50세 이상의 경제노동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함에도 여전히 직장에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노년은 거의 없고(13%→14%), 이동 보조장치를 활용하는 모습은 지나치게 지워졌어요(단 1%만 등장). 이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노년이 또 다른 왜곡된 정상성의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죠.
AARP의 언론 및 마케팅 책임자 '마사 부드로'는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AARP는 광고와 미디어 속 연령차별에 맞서 싸우는 데에 앞장서 왔으며, 창작 업계가 이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 같다"라고 말합니다.
자,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에도 이렇게 총대를 메는 플레이어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할까요? 다음 장에서 우리의 지금은 어떤지 함께 살펴봐요. |
|
|
그 많은 시니어는 다 어디갔을까? : K-콘텐츠와 에이지즘
- 드라마 주인공 40%가 전문직・・・블루칼라는 0.8%에 그쳐⎥연합뉴스⎥2017 (link)
- 전문직 또는 '화이트칼라' 주인공들. 그들 말고도 사람이 있다⎥경향신문⎥2021 (link)
|
|
|
"국적, 민족, 인종, 종교, 언어, 지역, 성별, 세대 등에 따른 문화적 차이를 이유로
문화적 표현과 문화예술 활동의 지원이나 참여에 대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2014년 「문화다양성법」이 제정되었고, 국무총리 소속의 문화다양성위원회가 생겼습니다. 이후 한국에서도 미디어 다양성에 대한 연구가 꽤 활발하게 이어져오고 있어요. 콘텐츠진흥원(KOCCA)와 방송통신위원회가 2016년부터 3년 간 <미디어 다양성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고, 2021년에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서 <문화콘텐츠 다양성 조사연구>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위의 보고서들에서 제공되는 통계를 통해, 우리는 한국 콘텐츠에서 치우쳐서 그려지는 특징들을 추려볼 수 있어요.
본격적으로 '에이지즘'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K-콘텐츠에서 눈에 띄는 재밌는 지점을 하나 얘기할게요.
|
|
|
(상) 출처 ©SBS NEWS (하) 출처 ©경향신문 |
|
|
한 눈에 보아도 드라마에 전문직이 과잉대표되고 있다고 말하는 두 개의 헤드라인.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위의 기사는 2017년에, 아래의 기사는 2021년에 쓰인 것입니다. 적어도 그 사이의 5년 간은 K-콘텐츠에서 '전문직'이 과하게 등장하는 현상이 유지되었다는 의미죠.
상단 헤드라인 기사의 자료로도 쓰인2016년도 <미디어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주인공이 전문직 직종을 가지고 있는 비중이 42.2%에 달했다고 합니다. 당시 실제 전문직 비율은 10.7%에 불과했는데 말이에요. 2021년에 쓰인 아래 기사는 그 현상이 여전함을 꼬집으면서, 나아가 미디어 속에서 은폐되는 노동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어쩌면 블루칼라 노동자가 경시되는 분위기에도 K-콘텐츠의 영향이 있을 수 있는거죠.
그런데 이러한 '전문직'보다 더 과잉대표되고 있었던 특징이 뭘까요? 바로 '연령'입니다. 같은 보고서 안에서 드라마 주인공의 나이대에 대한 통계도 함께 실렸는데, 3040 세대일 확률이 55.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은 1020 세대였고, 이 둘을 합치면 무려 93.8%에 달해요. 이에 반해, 5060세대가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비중은 2.8%에 그쳤습니다. 실제 인구 중에서는 25.9%를 구성함에도 말이죠. |
|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문화콘텐츠 다양성 조사연구(2021)> 중 OTT와 영화 콘텐츠에서의 5060 주인공 비중 |
|
|
그중 최신 자료인 <문화콘텐츠 다양성 조사연구> 에서도 이 흐름은 이어집니다. 2021년도 기준 OTT 콘텐츠와 영화에서 5060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는 비중은 각각 11.4%와 7.66%로, 앞서 보았던 할리우드의 2014~2016년 통계와 비슷한 수준이에요. 11%와 7%라는 숫자는 '등장' 그 자체에 의미를 둔 것이고, 이 인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그려지느냐'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요.
'깐깐한 시어머니 혹은 인자한 친정엄마'
vs
'주체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한 존재'
일례로, 턱괴는레터vol.37에서 다루었던 김해숙 배우의 사례를 상기하게 됩니다. BMW 광고에서 김해숙씨가 목표 지향적인 여성으로 그려진 모습이 큰 화제가 되면서, 실제로 중년 여성의 브랜드 지지가 상승했었죠. 어쩌면 배우도, 시장(market)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는지 모릅니다. 할리우드의 사례에서 AARP 담당자가 말했듯, 크리에이터(디렉터)들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로 보여요. 단, 우리 역시 그들에게 꾸준한 수요를 보여주어야 할 겁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우리가 더 탐구해야할 동료시민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우리 모두는 깐깐하거나 인자하거나, 둘 중 하나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이들어갈 것이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피상적인 성격을 넘어, 미디어 속에서 개개인의 '더 깊은 색깔'은 어디에 있나요. |
|
|
BMW 광고에서 김해숙 배우를 설명하는 수식어 [광고 보러가기]
어떤 키워드에 주목할 것인가의 차이, 그 엄청난 힘 |
|
|
여성 시니어 : 에이지즘의 심해층
- Ageism in Hollywood : 'The Worst I've Ever Seen It'⎥nextavenue⎥2022 (link)
- 중년 여성 배우들은 언제까지 '엄마'에 갇혀있어야 할까⎥경향신문⎥2019 (link)
- 여성 배역 다양해졌지만・・・중년 여배우 '엄마 역할' 한계 여전⎥연합뉴스⎥2023 (link)
|
|
|
"작품을 찾아보면 배역 80%가 남자고, 20%가 여자인데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
거기서 50대 여성이 들어갈 수 있는 시나리오가 많지 않다.
드라마도, 영화도 50대 여성이 자식에 대한 모성 연기 말고
그냥 독립적인 서사가 있는 시나리오가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
- 배우 김선영 -
"여성은 20~30대에 정점을 찍고, 남성은 40~50대에 배우로서 정점을 찍습니다.
40~50대 이후에 여성이 캐스팅되는 경우는 많지 않죠."
- 지나 데이비스 -
국적이 다른 두 배우가 말하는 현실은 비슷합니다. 나이듦에 따라 배역 제안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데, 그 작은 파이 안에서도 여성은 더 어두운 사각지대에 있다는 거예요. 이는 일차적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대개 남성인 것에서 시작되는 문제입니다. '그나마 (겨우!) 그의 로맨스 대상으로 등장할 기회'조차 녹록치 않습니다. 마치 남배우의 나이와 무관하게 여배우의 나이는 20대를 넘길 수 없다는 불문율이 존재하는듯 하죠.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4)> 캐스팅 당시, 배우 '올리비아 와일드는' 남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내 역에서 탈락했습니다.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였는데, 얼마나 많냐 하면 무려 디카프리오보다 10살이 어립니다(?). 최종적으로 그 아내 역할은 16살 어린 22살의 마고 로비에게 돌아갔어요. 한편, 스칼렛 요한슨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4)>에서 19살의 나이로 유부녀를 연기했는데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법칙에 따르면 그의 상대 남배우는 3살이어야 했지만(??), 당시 55세였던 빌 머레이가 맡았습니다.
상대 배우를 떠나서, 여성 캐릭터의 경우 설정된 나이보다 더 어린 배우들에게 줄곧 배역이 돌아가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제니퍼 로렌스는 21살에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30대 후반을 연기했고, 24살에는 <조이>에서 40대 초반 배역을 맡았어요. 이는 '여성은 나이와 무관하게 늘 젊은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주면서, 40대 이상 배우들을 밀어내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요. |
|
|
(좌)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마고 로비(1990년생)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1974년생)
(우)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스칼렛 요한슨(1984년생)과 빌 머레이(1950년생) |
|
|
(좌) 30대 후반을 연기한 21세의 제니퍼 로렌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3)>
(우) 40대 초반을 연기한 24세의 제니퍼 로렌스 <조이(2016)> |
|
|
배우 고두심은 "(방송계가) 여자 배우들을 빨리 늙힌다."고 꼬집습니다. 메릴 스트립은 피플 매거진 인터뷰에서 "40살이었을 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마녀 역할만 세 개를 제안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죠. 여배우들은 남배우들보다 일찍이 미디어 산업의 '에이지즘'을 대면하는 셈입니다.
특히 마녀 역할만 세 개를 제안받았다는 메릴 스트립의 발언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왜 유독 마녀 역할은 빈곤 속의 풍요처럼 넘쳐났던 걸까요? AARP가 할리우드 속 '에이지즘'을 연구한 보고서는 연령차별도 성별에 따라 격차를 보인다는 것을 숫자로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똑같이 나이든 설정이더라도 남성에 비해 여성 캐릭터가 노쇠하거나 심술궃은 인물로 묘사될 확률은 4배 높고, 집에만 있는 인물로 묘사될 확률은 7배, 모든 종류의 연령차별적 고정관념으로 모욕당할 가능성은 2배 높다는 충격적인 결과였죠.
신문지를 반씩 계속 접으면서 그 면적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발을 딛고 버티는 게임을 아시나요? 미디어 업계에서 나이든 배우가 설자리는 그렇게 무섭게 줄어드는 것 같아요. 그와중에 여성인 배우들은 설상가상 한 발로 서서 버텨야하는 거죠. 이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이미지 레퍼런스 또한 그렇게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도대체 스크린 속에서 나이든 멋진 언니들은 어디있는거죠?
|
|
|
✳︎ 공유하기 ✳︎
이번 턱괴는레터가 재밌었다면, 다음 턱괴는레터가 궁금해진다면,
님 SNS 혹은 친구에게 공유해보세요!
이 연구일지의 주제는 함께 나누는 크루가 많을수록 의미있으니까요.
동료는 늘리는 일, 그것이야 말로 턱괴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
|
님은 우리의 턱님! 근데 '턱님'이 뭐냐구요? |
|
|
익명 게시판에서 애칭이 있으면 좋겠다는 코멘트를 봤어요. 맞아요! 늘 '동료'라는 명칭으로 애정을 담아 불러왔지만, 이보다 더 끈끈한 표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애칭을 정하는 기준은 뭐였는지, 도대체 벽돌은 공감능력과 무슨 상관인 것인지- [ 여기]에서 확인해보세요! (힌트 : 벽돌이 필요 없는 날까지, 오래오래 함께해요.) |
|
|
요즘 턱괴는여자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두 개의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를 읽고 남겨주신 소중한 리뷰를 소개하는 <Reader's note>,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 공저자님들과 그들의 근황을 소개하는 <작가 소개 시리즈>예요. |
|
|
- <Reader's note>
인스타그램에 리뷰를 남겨주실때 턱괴는여자들(@tuck_on_hand)를 꼭 태그해주세요! 정말 꼼꼼하게 찾아서 다 읽어본답니다(우리의 기쁨✨). 인스타를 하지 않아서 블로그 링크를 디엠으로 보내주시는 턱님들도 계세요. 어디든 달려갈테니 부담없이 쿡 찔러주세요. Reader's note로 발행되는 모든 리뷰들은 사전에 원작자의 동의를 얻고있습니다.
- <작가 소개 시리즈>
『외.끊.끼』에 실린 글의 순서를 따라서 우리의 동료 작가님들을 진심을 다해 다시 한 번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희책 밖에서의 소식까지 함께 다루니, 한 분 한 분의 매력을 더 진하게 전달할 수 있더라고요(너무 좋아!). 작가 소개 시리즈를 통해 왜 턱괴녀가 이분들에게 빠졌는지도 아실 수 있을거예요.
|
|
|
✳︎ 턱괴는여자들 ✳︎
구조주의자, 경험주의자, 무엇보다 휴머니스트를 지향하는 리서처 듀오
아름답고 의미도 있는 것들을 손수 만들기 위해
출판 및 전시기획사 '또 웍스(toh works)'를 운영합니다
"인문학과 공감능력이 세상을 구한다"고 믿습니다 |
|
|
바로 요 아래에 있는 [친구에게 추천하기] 링크를 공유해보세요! 턱괴는레터 구독화면으로 넘어간답니다. 재밌고 유익한 턱괴는레터, 같이 읽자구! 친구와 우리의 미래, 노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 얼마자 재밌게요? 이 구조적 외로움을 파헤치는 크루는 거거익선!! 👥👥💭 |
|
|
턱괴는레터 익명게시판
💭 🔗 💭
감상, 의견, 간단한 안부도 좋아요.
게시판에 남겨주시면
턱괴는여자들이 답을 남깁니다.
|
친구랑 같이 읽기
🤔 💌 🤔
친구에게 '턱괴는레터'를
바로 공유할 수 있어요.
함께 읽고 턱을 괴어볼까요? |
|
|
지난 레터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한가요?
여기서 천천히 다시 볼 수 있어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