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여성 #이미지 #레퍼런스 #개인 #사회 안녕하세요 님. 턱괴는여자들입니다.
12월 3일의 사태(!) 이후 어수선하고 뒤숭숭하게 이어지고 있는 12월 입니다. 시원하게 한 해를 돌아보고 호방하게 내년 계획을 세워도 모자란 시기인데 말예요. 아무쪼록 턱님들의 안위가 무사하고 무탈하시길 바라며, 오늘은 어쩌면 여의도에 나서는 '수많은 우리'와도 평행선에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이미지 권력의 위력을 실감하고, 그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나선 개인들의 이야기로 시작할거거든요.
응당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세상의 이치들을 바로잡는 것은 대개 정치가와 행정가들의 역할이라고 생각되곤해요.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거나 물꼬를 트는 주체는, 다름아닌 그 세계를 구성하는 평범한 개개인인 경우가 많답니다.
이번 턱괴는레터에서는 질문하고 행동하는 '어떤 개인들'과, 밝은 눈을 가진 이들에게만 포착되는 '어떤 발견들'을 이야기할게요!
덧붙임(14일의 새벽에 덧붙이는 코멘트).
턱괴는여자들은 오늘 오후 여의도로 향합니다. 타의로 일상이 위태로운 가운데 연말 계획에 없던 여러가지를 챙기다 보니 턱괴는레터의 발행이 조금 늦어졌어요. 님의 양해를 구합니다.
미증유의 상황에서 끈끈하고 단단하게 버티는 개인들을 상기합니다. 이 추운 겨울로 인해 좀 더 날 서게 될 어떤 감각들은, 우리를 더 멋진 노년으로 데려다줄 것이라 믿어요. 즐겁게 읽히는 마흔 다섯번째 레터가 되기를 바라며.
턱괴는여자들 근영, 수경 드림.
🔍 12월의 첫번째 레터에서는 : '어떤 개인의 발견들'을 함께 살펴봐요
공공의 의제를 위해 나선 '개인들' 그리고 누군가의 '발견들', 턱괴녀도 손 얹어봅니다.
- [어떤 개인] Who run the world?
캡틴 마블은 임금 세상을 바꾸고, 델마는 데이터를 향해 질주하지
- [어떤 발견] 무지가 만드는 두려움
미술사 레퍼런스에서 발견되는 노년의 (여성) 이미지
- [턱괴녀 근황] (이벤트) 2025년 인문학 키트는 모다?
ㅇㅇㅇㅇ와 함께 기록광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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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턱괴는레터 ✳︎
출판과 전시를 만드는 턱괴는여자들의 '연구 일지'
책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한 달에 두 번, 두번째 네번째 금요일에 발행됩니다
"인문학과 공감능력이 세상을 구할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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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괴녀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가시화 시키는 여정을 오래도록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턱괴는레터를 준비하면서, 대개의 사회 문제는 "의의 있습니다!" 라며 손을 번쩍 번쩍 들어온 개인에 의해 '발의'되어 왔다는 사실이 유난히 실감나더라고요.
아직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존재들을 찾아나선 턱괴녀도, 우리가 찾아낸 이미지들을 앞서 만들어낸 이들도 모두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개인'들이니까요. [문제 발견 - 문제 제기 - 가시화(레퍼런스+1)], 이 사이클이 반복되며 수많은 목소리(혹은 '보는 눈')가 차곡차곡 쌓일 때, 관련 분야 정책가들은 이에 '반응'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이번 파트에서는 '이미지 권력'이라는 의제와 관련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행동한 개인들을 주목해봅니다. 아마도 익숙할 인물들의 철학을 재발견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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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개봉한 <캡틴 마블>은 여러가지 면에서 센세이션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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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마블 최초의 여성 솔로 히어로물이라는 점, 이러한 일종의 첫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마블 시리즈 중 역대 7번째 흥행을 거두었다는 점을 들 수 있어요. 관객들에게 아직 배경 서사가 없는 새로운 히어로의 데뷔작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히어로 역할을 맡은 '브리 라슨'의 출연료가 여타 남성 주연 배우들과 '동급'으로 책정되었다는 뉴스가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이것이 화제가 된다는 점이 씁쓸하죠?). 이는 당시 한국에서도 여러 매체에서 다룬 소식이고요.
위의 두 가지 전례없는 변화는 헐리우드 내 여성 캐릭터와 배우에 대한 논의를 긍정적으로 재점화 하기에 충분했죠. <캡틴 마블>이 개봉한 해에, '브리 라슨'은 'Women in the World(*)' 10주년 행사에 인터뷰이로 참여했습니다. 'The Superhero we deserve(우리가 마땅히 접해야 할 슈퍼 히어로)'라는 타이틀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그는 해당 이슈들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그 어느곳에서보다 명료하고 충분하게 발언했어요.
(*)영국의 미디어 제왕 '티나 브라운'이 변화의 최전선에 선 여성들의 목소리를 증폭시킨다는 취지로 설립한 라이브 저널리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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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omen in the World' 10 주년 행사 인터뷰에서 발언 중인 '브리 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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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여성 히어로의 등장은 제작사와 기획자의 의도가 전적으로 선행되어야 했지만, 출연료 협상 과정은 '브리 라슨' 본인의 의지와 담당 변호사의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이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그는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더이상 터부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망설이게 될 때 자신이 상기하는 철학을 공유합니다.
"저는 다음 단계일 뿐이고, 우린 계속 나아갈 거예요.
기분이 이상하다면 당신을 위해 하지 마세요. 당신 뒤에 올 여자를 위해서 하세요.
(...) 그래야 투지가 조금 더 생긴다면 그렇게 하세요.
우리에겐 당신이 필요하니까요."
특히, "당신 뒤에 올 여자를 위해서 하세요."라고 말하는 이 장면은 일종의 슬로건 밈이 되어 SNS에서 눈에 자주 띄기도 했죠. 약 20분 길이의 인터뷰 영상에서, '브리 라슨'은 "미디어의 다양성 부족을 본인의 플랫폼을 이용해 밝히는 법"에 대해 모더레이터와 함께 호쾌하게 개인의 경험을 나눠요. 꼭 [ 전체 영상]을 시청해보시기를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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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벽을 향해 달린 델마, 데이터로 세상을 바꾸다
<그들만의 리그(1992)>, <델마와 루이스(1993)> 등에 출연한 배우 '지나 데이비스'를 아시나요? 두 개의 대표작이 90년대 작품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2000년대 이후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배우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는데요. 마치 자신의 주체적 자유를 찾아 절벽으로 질주한 델마가 '지나 데이비스' 그 자신인듯 홀연히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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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그들만의 리그> 속 '도티 한슨' 역, (우) <델마와 루이스> 속 '델마' 역(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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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장면. 이후 암전과 함께 엔딩 크레딧이 뜬다.
차가 추락하는지, 인물들에게 이후의 삶이 있는지, 영화는 보여주지 않는다.
현실이 구속할 수 없는 주체적 자유를 좇아 절벽으로 달린 두 인물의 '삶의 엔딩'은 전적으로 관객의 상상에 맡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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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괴는레터를 준비하면서 지나 데이비스의 뜻밖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는 2004년, 돌연 비영리 단체인 '지나 데이비스 미디어 젠더 연구소(GDI : Geena Davis Institue on Gender in Media)'를 설립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운영해오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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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그는 딸을 출산하고 육아중에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녀의 어린 딸이 시청하는 아동용 프로그램이 어딘가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한 때 스크린 속 세상에 존재했던 그는 이 이상한 감각의 원인을 빠르게 알아챘습니다. TV 속에 '여성 캐릭터'가 없었거예요. "만드는 사람들 대부분은 어린이용으로 만들어진 여성 캐릭터가 그렇게 적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지나 데이비스)"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사회 내 여성 역할을 경시하거나 왜곡함으로써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모든 딸들의 가능성을 상상하는 데에서 시작된 이 자각을 엄청난 행동으로 옮깁니다.
- '지나 데이비스 연구소(GDI)'는 어떤 일을 할까?
데이터 분석 바탕의 성별 대표성 연구
'지나 데이비스'는 가장 먼저 영화, TV 프로그램, 광고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성별 표현의 불균형을 데이터로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무의식적인 편견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데 있어 데이터가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지나 데이비스)" 그런데 한 가지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영화를 사람이 일일이 시청하면서 수치화 시키는 작업은 많은 노동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이 요구되는 반면, 정밀성은 떨어졌거든요.
구글에서 지원하는 연구소가 되다
이후 '지나 데이비스 연구소'는 구글과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AI 학습 도구를 기반으로 캐릭터의 화면 노출 시간과 대사량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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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캐릭터의 성별과 대사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AI 프로그램
'지나 데이비스 연구소'의 사회적 의제에 공감한 구글이 협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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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의 도입으로 데이터 추출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면서, 의미있는 보고서들도 빠르게 발표될 수 있었어요. 2016년 처음 발표되었던 자료는 2014년부터 3년 간 미국에서 흥행한 100대 영화를 분석한 것이었고, 여성 배우들의 출연 분량과 대사 분량이 각각 남성의 절반 수준인 35%, 36%에 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여성 배우의 출연시간이 남성 배우보다 긴 유일한 장르가 '공포영화'라는 점도 꼬집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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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흥행한 100대 영화중, 장르 별 여성 배역의 출연 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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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데이비스 포용 지수(GD-IQ : Geena Davis Inclusion Quotient)
꾸준히 발표되는 다양한 분석결과는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 작가, 배우들에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연구소 사이트에서 원하는 자료들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죠.
또한, 이 강력한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지나 데이비스 포용 지수'라는 개념을 만들어 창작자들이 성별 비율, 대사 비율, 역할의 중요성 분배 등에 경각심을 가지고 통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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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 데이비스 연구소는 "다음에 올 여성을 위해 하라"라는 브리 라슨의 말에 완벽하게 호응되는 사례이기도 해요. 자신의 딸로 대변되는 미래 세대의 일상 속 문제로부터 시작되었으니까요.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십분 발휘해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옮긴 개인의 파급력은 또 얼마나 대단한가요. 브리 라슨이 확장해놓은 할리우드 임금 협상의 기준도 분명 소중하고 확실한 성과이고요. 턱괴는여자들은 바로 이들을, 그리고 의제와 사례를 발견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다음에 올 이들"을 위한 힘을 보태어 봅니다.
그리고 또 한 갈래의 발견을 더 공유할게요. 지금까지 턱괴는레터에서는 주로 '미디어 콘텐츠' 내에서의 이미지들을 주로 다루었는데요, 이번에는 미술사라는 영역을 탐구해보려고 합니다. '(보이지 않아서 찾아 헤맸던)노년 여성의 이미지'를, 과연 더 먼 과거에서는 찾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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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무지로부터 형성됩니다. 75세의 '나'를 상상하며, 세대를 막론하고 친구가 되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 헤매어봅니다. 제가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를 좀처럼 찾기가 힘들어요. 다양한 캐릭터들이 왜 이렇게나 없을까요? 이번엔 이미지의 역사를 좀 살펴보고자 합니다. 레퍼런스의 부재로부터 이 상황이 발생되었다는 가설을 품고 있거든요.
"나이 듦의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가?" 턱님들을 아주아주 옛날로 모셔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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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노인을 이야기할 때, 한 가지 오해가 있어요. "고대, 중세, 근대에는 노인들이 없었다?-혹은-적었다?" 바로 수명에 관한 오해입니다. 고대 그리스에도 50-60대 이상의 인구는 많았습니다. 인구 통계를 냈던 18세기,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인구 중 최소 10% 이상이 60세가 넘었다고 해요(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일 때, 초고령 국가로 분류하는 현재의 기준과 비교해봐도 상당히 많은 숫자지요). 구체적으로 1800년대 프랑스는 전체 인구 중 12%에 해당하는 350만 명이 노인이었어요. 현재 경상남도의 인구(320만 명, 2024년 기준)보다 많은 노인이 있었습니다. 상당하죠?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생존율이 낮은 생애 초기(신생아-유아 시기)를 잘 넘긴다면, 대부분 60-70대 이상까지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언제부터 노인인가' 혹은 '누가 노인인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현대 복지국가에서는 나이가 정말 중요하잖아요. 연금을 비롯한 복지 혜택을 누가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니까요.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정의하지만, 주변의 65세, 그보다 나이 많은 분들을 노인으로 규정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요. 과거에도 그랬답니다. 노인의 기준은 계층적이고 사회적입니다. 고대에서부터 근대(복지국가이전)까지는 '생산성'의 유무로 노년기를 인식했어요. 다시 말해서, 경제력있는 엘리트 계층에게는 노인에 대한 기준이 거의 없었어요(21세기와 유사하지 않나요?). 교황, 대주교, 정치인, 철학자, 장인 등 살면서 점점 더 사회적 지위를 공고히하는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은 노인이 아니었던 거지요. 고대, 중세, 그리고 근대에는 '은퇴'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80대에도 계속해서 일을 했답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일하다 돌아가시는 경우가 잦았다고 해요. 그러나, 저소득 계층의 기준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난한 남성은 육체 노동이 어려워지는 50-60대부터 노인으로 규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고대나 중세에서도 이 시기를 기준으로 병역과 노역 등 공공 의무의 수행을 면제했어요.
즉, '누가 노인이 되는가?'라는 질문은 경제적 능력과 건강함의 정도 그리고 직업(지위) 그리고 권력이라는 다층의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사회적 지정'에 가깝습니다. 같은 나이라도 누구는 노인이고, 누구는 아니에요. 우리가 4선, 5선의 80대 국회의원들을 노인으로 생각하진 않으니까요.
[번외 질문] 78세인 미 대통령 트럼프는 노인인가요? 71세인 국회의원 홍준표는 노인인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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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상, <인간의 연령 구분(Degrés des ages des hommes)>, 1814 이전, ⓒmusée de l'Image - Ville d'Épinal/cliché E. Erfani
위의 도판은 미술사학자 쉬라 고틀립의 연구에서 발췌했습니다. 다양한 생애 주기가 있음에도, 1800년대 프랑스 회화에 노년에 대한 묘사가 없음을 지적한 미술사학자예요. 뾰족한 연구 주제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턱괴녀는 내년, 고틀립을 한국에 초대하여 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하는데...(미리 많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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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고찰하며 저는 주변 어른들을 관찰하거나 책을 들춰보곤 했어요. 전자는 개개인의 캐릭터는 다양하지만 다양한 사회적 맥락을 살피기엔 지인의 한계가 있었고, 후자는 역사책이나 교과서에 삽입되는 인물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노년-남성-권력자의 이미지와 일화가 주로 책-특히 역사책-에 실립니다. 대부분의 역사는 권력의 기록이기 때문이에요. Winner takes it all이지요. 또한, 노인의 역사에 관한 연구는 미국과 유럽 역사학계에서도 '신생' 장르입니다.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등 사회과학이나 의학 분야를 중심으로 20세기 중엽부터 노년학(Gerontology) 연구가 본격화된 반면, 역사가들은 대체로 1980년대 이후에야 역사 연구의 주제로 노년을 주목하기 시작했거든요. 역사에서 파생되어 특정 장르, 예를 들면 미술사는 약 450년 간 촘촘하게 연구된 것에 비하면, 노인의 역사는 30년 조금 넘은 기간 다뤄졌습니다. 이제 막 태동한 셈이니, 노년기에 대한 우리의 인식 부재나 오해가 이해도 됩니다.
노년을 다룬 역사학자들의 연구를 찬찬히 살펴보니 고대 그리스부터 근대까지 60대를 너머 80대까지 살아간 사람들의 기록이 -기록 주체의 한계가 있어도- 꽤 남아있더군요. 회화나 문학에서 묘사한 노인의 이미지는 두 가지였습니다. '경멸'의 대상이거나, '존중'의 대상이거나. 이 두 가지가 역사의 종횡을 거치며 반복되었습니다.
고뇌하는 주름을 가진 과학자, 백발의 예술가, 수염이 허리까지 자란 교황… 자신의 모습과 이야기를 남길 수 있는 사람들은 주로 남성 권력자였어요. 정치, 외교, 문학, 철학, 예술, 음악 등 개인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사회의 대부분의 영역에 여성의 진입은 거의 불가했기 때문입니다. (예술 장르에 한해서 해당 내용을 더 알고 싶으신 분은 턱괴는레터 vol.4를 읽어보셔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은 나이에 비례하여 전문성을 인정받는 경우가 많기에 자신의 '존경'의 대상으로 묘사됩니다. 살아오며 숙성한 지혜를 세상에 더 널리 알려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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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드로 다빈치, 초상화, 약 1512년, 종이 위의 붉은 분필,
33.3 * 21.6cm, Royal Library, Turin |
티치아노, 1543년, 캔버스에 유화,
113.7 * 88.8 cm, Museo di Capodimonte, Napl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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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상류층 노년 남성에 대한 경멸의 표현도 많았습니다. 특히 17세기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연극 장르인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에는 '판탈로네(Pantalone)'라는 고정 배역이 있었습니다. 이는 '애써 젊은이처럼 행세하는 노쇠한 남성' 혹은 '지식인인 체 하지만 실제로는 어린아이같은 나이먹은 남자'를 묘사합니다. 이들은 색욕과 물욕을 지속해서 추구하는 늙은 남성을 풍자하곤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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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골디니의 연극 <순종하는 딸(The Obedient Daughter)>에 삽입된 판화 <판탈로네와 로사우라(Pantalone with Rosaura)>.
안토니오 비비아니의 1828년 에칭 판화. 순수한 여성 로사우라를 꼬득이는 늙은 남성, 판탈로네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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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상류층 노년 남성에 대한 경멸의 표현도 많았습니다. 특히 17세기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연극 장르인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에는 '판탈로네(Pantalone)'라는 고정 배역이 있었습니다. 이는 '애써 젊은이처럼 행세하는 노쇠한 남성' 혹은 '지식인인 체 하지만 실제로는 어린아이같은 나이먹은 남자'를 묘사합니다. 이들은 색욕과 물욕을 지속해서 추구하는 늙은 남성을 풍자하곤 했습니다.
가난한 늙은 남성은 허리가 굽고, 노쇠하고, 주름이 지고, 잘 먹지 못해 푸석푸석한 사람으로 그려졌습니다. 평생 고른 영양섭취를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노동을 한 계급의 사실적인 묘사였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윤리적이고 결정론적인 기준이 더해졌는데요. 사회는 이들을 '게으르고 난폭하고, 무지하고 추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권력과 지위의 유무는 젊은 시절의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여겼던 것이었죠.
그러나 다시 한 번 상기해야할 점은 이 시기의 역사는 권력자의 기록이라는 것입니다. 가난한 노년 남성을 묘사한 사람들은 대부분 엘리트 계층의 남성이었습니다. 노년의 묘사에는 '쓸모'와 '빈곤'이 계속해서 교차합니다. 사회적으로 쓸모있고 부유한 이들이 이미지 생성의 주체가 되고, 또 생산 능력이 없고 빈곤한 이들은 가차없이 비난과 힐난으로 그려냅니다. 노년의 이미지는 절대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그려졌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적인 목적과 권력을 강화려는 목적이 내재 되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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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틴 마시스, <불화한 연인들(Ill-Matched Lovers)> 약 1520-1525년 제작, 캔버스에 유화, 43.2 * 63cm, National Gallery of Art, 미국 워싱턴 D.C.
젊은 여성을 탐하는 늙은 남성의 모습이에요. 그런데 자세히보면 여성이 한쪽 손으로 남성의 지갑을 빼돌리고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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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그렇듯이) 노년 여성에게는 사회적 재갈이 하나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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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왜 '노년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요? 노년 여성에게 사회는 더 가혹했어요. 돈이 있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도요. 여성에게 부가되는 생산성은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바로, 출산이죠. 출산 가능여부에 따라 사회는 여성에게 가혹한 스테레오타입을 덧붙입니다.
분량조절 실패로.. 노년 여성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레터에 이어집니다. 😅
(여성에게 씌워지는 엄청난 사회적 압박에 대한 이야기를 할 테지만, 우울한 얘기만 하면 힘들잖아요. 사회적 구조와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남긴 멋진 여성의 모습을 선공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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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일지의 주제는 함께 나누는 크루가 많을수록 의미있으니까요.
동료는 늘리는 일, 그것이야 말로 턱괴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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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연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타의로 일상이 어수선한 가운데, 그 어느때보다 단단한 신년을 다짐하는 12월입니다.
인문학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하는 턱괴녀는, 우리의 일상과 프로젝트 그리고 건강까지 모두 '소소문구 하프 다이어리'에 압축해 기록한답니다.
때론 카테고리가 전혀 다른 항목이 서로 번뜩이는 영감이 되어준다는거! 아시죠? 그럴때면 기록의 중요성을 상기해보게 되어요. 쓸데없는 경험이 없듯이, 무용한 기록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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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근영의 2024 하프 다이어리 (우) 수경의 2024 하프 다이어리
약간 정신없고 뭔가 하여튼 빽빽한 두 턱괴녀의 다이어리,,, 턱님들에게 슬쩍 공개해요! 한 해의 역사가 여기 다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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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턱괴녀 두 다이어리의 레이아웃이 조금 다르다는 걸 눈치채셨나요? 맞아요. 근영은 S 사이즈를 수경은 M 사이즈를 사용했거든요. 그런데 하루 to do list가 많으면 1N개가 되어버리는 턱괴녀에게 S 사이즈는 너무 작았다... 근영은 수기로 구분선을 그어서 알차게 사용했습니다(왼쪽 사진에서 밑에 놓인 25년도 까뮤 에디션이 바로 M 사이즈! 크기 비교해보세요).
두 턱괴녀는 일찌감치 2025년을 위한 '하프 다이어리'를 마련했는데요. 빳빳하고 단정한 새 다이어리를 손에 쥐고 보니, 새해의 '디깅 기록' 경험을 턱님들과도 나누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이렇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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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문구 X 턱괴녀 : 함께 턱괴고 디깅하기 이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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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 명을 추첨해, 하프 다이어리 2025(*)를 보내드립니다.
(*) 까뮤 블랙 색상, M 사이즈, 다이어리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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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책, 펜, (블루 라이트 차단) 안경과 더불어 스케쥴러(다이어리)까지 있으니 심신의 안정이... 인문학도는 바로 이 인문학 키트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무적이 되는거 아시죠? 이 든든함- 턱님들과 함께 공유하고파!
🪨⛏️ 어떻게 참여하나요?
1. 아래의 버튼을 눌러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하기
2. Q. "턱님들이 계획한 2025년의 디깅 목표는 무엇인가요? "
3. 위 질문에 대한 답을 댓글로 남기기 (ex. : 대학원 진학, 시험 합격, 민주주의 되찾기 등등...)
🪨⛏️ 이벤트 기간 : 12/10(화) ~ 17/9(화) 자정
🪨⛏️ 당첨자 발표 : 댓글창에 1차 공지 후, 개인 DM으로 연락드립니다.
✳︎ 총! 무려! 열 분!을 추첨하니,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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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턱괴는여자들 ✳︎
구조주의자, 경험주의자, 무엇보다 휴머니스트를 지향하는 리서처 듀오
아름답고 의미도 있는 것들을 손수 만들기 위해
출판 및 전시기획사 '또 웍스(toh works)'를 운영합니다
"인문학과 공감능력이 세상을 구한다"고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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