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낫프리 이다혜 작가님 인터뷰 💌 2023년 5월 턱괴는레터 : 프리랜서로 오래 그리고 잘 살아남는 법
매거진 <프리낫프리 Free, not free>이다혜 에디터,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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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괴는여자들
🙆🏻 우리는 인문학과 공감능력이 세상을 구한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 우리는 변화가 필요한 것을 찾고, 바꾸기 위해 리서치하는 연구자들입니다.
🙋🏿 우리는 그 리서치 자료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아는 사업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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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턱괴녀입니다.
2023년 5월 턱괴는레터에서 만난 사람은 매거진 <프리낫프리 Free, not free> 이다혜 에디터이자 작가예요. 다혜 님은 턱괴는여자들과 함께 플랫폼피의 입주인이기도 합니다.
다혜님만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현재 플랫폼피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묻기도 했어요. 찬찬히 읽어보며 함께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 5월 현재 플랫폼피의 상황과 턱괴는여자들의 입장은?
홍대입구역 7번 출구에 위치한 플랫폼피는 2020년 7월부터 출판인들과 다양한 창작자들의 작업 공간이자 성장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왔습니다. 약 3년이라는 동안 그 안에서 많은 작업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해 왔습니다. 턱괴는여자들 역시 이곳에서 <외인구단 리부팅 : 야구장 속 여성의 자리는 어디인가>을 출판했고, <흐르고 모여 이어지는 책들 - 총서의 지형학>, <낯섦과 익숙함 : 오드 애드 디디(ODD ADD DD)>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릴 성장시켰던 플랫폼피의 존속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마포구청에서 이곳을 일자리센터로 변경하려 합니다. 빠르면 7월에 3층에 있던 입주사가 절반까지 퇴실해야 하고, 올해 안에는 모든 입주사가 퇴실해야 합니다. 마포구청에서 이런 변화를 주장하는 이유를 몇 가지 꼽아볼게요.
✔️첫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마포구청의 입장은 기존의 일자리를 밀어내는 것과 같은, 전혀 효율적이지 않은 방법입니다.
플랫폼피의 입주사들과 마찬가지로 턱괴는여자들은 플랫폼 피에서, 없던 일을 만들어 내고, '인문학'이라는 우리의 자산으로 부가 가치를 창출해 냈습니다. 거기에는 '돈'도 포함되어 있었고요. 그리고 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일을 해왔습니다. 이것은 이미 일자리 창출이죠.
✔️둘째, 마포구에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구청 사업인 만큼 마포구에 이익을 가져오는 결과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여기서 이 '결과'는 무엇일까요? 홍대, 신촌, 망원, 연남 등이 위치한 마포구는 아주 오랫동안 문화를 창출하는 지역으로서의 브랜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얻어지는 결과는 단지 자본뿐이 아니죠. 더불어 전국에서 독립서점이 가장 많이 위치하고 있는 점을 단초로 마포구는 출판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내새워 10년도 넘게 '출판문화특화구'로 이미지 메이킹을 해왔어요.
마포구가 출판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문화력, 이 안에서 벌어지게 해내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소비까지 포함됩니다.
위의 두가지 이유를 근거로 마포구는 마포구민이 아니면, 플랫폼피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만들고자 합니다.
플랫폼피를 기점으로 모여든 입주사와 주변 서점, 문화 기반 사업체들은 마포세무서에 세금을 신고합니다. 세금의 의무를 다하고 있기에 권리도 있으며, 마포구에 다양한 작업자들이 몰려들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파급력을 생각하지 못한 근시안적인 주장입니다. 더불어 턱괴는레터의 구독자분들이라면 장소를 기점으로 열리는 문화적 사건들에게서 파생되는 '문화력'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직접 보고, 즐기기 위해 시간을 쏟고, 애정을 재화로 지불하는 행위. 문화 향유자들의 에너지와 소비를 보지 못하는 마포구청의 단편적인 주장입니다.
따라서 턱괴는여자들은 마포구청이 플랫폼피를 내몰고 새롭게 일자리센터를 만들겠다는 행정에 반대합니다. 플랫폼피의 정상적인 운영과 존속을 위해 다른 입주사들과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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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괴녀 with 턱괴녀👥
매거진 <프리낫프리 Free, not free>이다혜 에디터, 작가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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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작가는 지면으로 만나는 느슨한 프리랜서 연대를 지향하는 매거진 <프리낫프리 Free, not free>를 만들며, 프리랜서에게 필요한 교육, 워크숍,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일과 여성, 프리랜서의 이야기를 담는 팟캐스트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 공동진행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콘텐츠그룹 ‘더스토리B’로 글과 연결된 다양한 외주 작업을 받아 일하기도 한다. 설명이 굉장히 긴 것 같지만, 프리랜서이자 N잡러로서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소개에만 한 문단이 꼬박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저의 정체성은 결국 콘텐츠로 재미있는 물길을 만드는 사람인 것 같아요."라고 매듭짓는 이다혜 작가는 명확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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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낫프리 Free, not free> 창간호: 프리랜서도 프리랜서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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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프리랜서 매거진 <프리낫프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먼저 의견을 전하면 '일의 지속성'을 고민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생각돼요. 그렇다면 이다혜 작가님께서 생각하는 일의 지속성-일이 지속되는데 필요한 필수 요소와 지속되는 느낌을 주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프리랜서로 고립되어 일하다 보니 외로움이 밀려왔어요. 직장인과는 다른 고민이 있는데, 직장인 친구나 지인에게 말하면 공감받지 못할 때가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 오늘 늦게 일어나서 자괴감이 막 밀려와서 직장인 친구에게 말하면, 늦게 일어날 수 있다니 부럽다는 답이 오잖아요? 사실 그게 중요한 게 아닌데 말이죠. 원고료 체불이 있을 때는 내가 무능력해서 이런 일을 당했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유할 사람들이 없으니 자꾸만 나를 의심했어요. 그래서 프리랜서 동료를 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거진 <프리낫프리>를 만들었어요.
직장을 다닐 때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돈, 일, 사람 셋 중에 두 개만 만족해도 그 조직에 있을 가치는 충분하다고. 프리랜서에게 일을 지속하는 힘도 비슷한 것 같아요. 돈, 일, 사람이죠. 내가 하는 일로 충분히 생계를 유지할 만큼 돈을 벌어야만 계속해서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어요. 이건 아주 기본적인 명제입니다. 취미로 일하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하는 노동자니까요. 여기에 일도 중요해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질리지 않는 일을 해야겠죠. 특히, 프리랜서로 독립적으로 일하겠다고 결심했다면 더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을 해야 지속할 수 있어요. 그래야 계속 일을 찾아내고 그 일로 돈을 만들어 내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거든요. 물론 하기 싫은 일도 있어요. 중요한 건,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의 비율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람. 직장에서는 나와 뜻이 맞는 동료를 비교적 수월하게 찾을 수 있잖아요? 매일 여러 사람과 연결되어 일하니까요.
하지만, 프리랜서는 혼자 일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사람을 얻기 어려워요. 프리낫프리는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가 ‘사람’을 만나고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 걸 목표로 시작했어요. 그래서 슬로건도 ‘지면으로 만나는 느슨한 프리랜서 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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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3일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일자리의 모습도 변하죠. 본격적으로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일자리의 모습이 변한다)고는 생각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앞으로 이런 변화는 되돌아가기 어렵고 계속 어떻게 변할 것이라 보시는지, 그렇다면 거기서 발생할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해서 준비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많은 변화를 불러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잖아요. 요즘은 다시 출근하는 문화로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기업도 늘어났어요. 일하는 공간의 통제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죠. 일하는 공간을 통제하는 대신에 성과를 통제하기 시작했어요.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에 앉아 있는다고 해서 월급을 받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고 생각해요. 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자신만의 프로젝트와 태스크를 중심으로 일하고 있어요. 결국 프리랜서와 유사한 형태로 일하는 것이죠. 이 흐름대로라면 기업에서는 핵심 인력을 제외하고 굳이 모두를 정규직으로 고용해야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제가 일하는 분야인 출판과 홍보 업계는 이미 외주시스템을 기반으로 일하고 있어요. 출판사는 70% 이상이 5인 이하 기업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요? 바로 외주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에요.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편집자까지 출판에 필요한 모든 인력을 건바이건으로 계약해서 일을 주는 방식이죠. 내부 직원은 마케팅과 편집 중에서도 기획과 관리에 집중하죠. 홍보 에이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프로젝트의 PM은 내부 직원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은 프리랜서로 고용합니다.
콘텐츠 산업이 한국의 핵심산업으로 부상할수록 정규직보다 프리랜서잡이 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미 콘텐츠산업은 프리랜서의 노동으로 굴러가고 있어요. 웹툰, 영상,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프리랜서들이 생산하면, 이를 플랫폼에 릴리즈 하는 방식이죠. 플랫폼에 고용된 사람보다 플랫폼에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 더 많을 거예요.
이미 문제는 많이 발생하고 있어요. 낮은 단가와 임금체불, 불공정 계약, 사회적 고립 문제 등등 프리랜서는 수많은 문제를 직면하지만, 보호해주는 기관이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름과 같이 ‘고용’된 노동자를 기본적으로 보호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거든요. 물론, 최근에는 프리랜서와 플랫폼노동자를 노동자로 바라보고 이들을 위한 보호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
프리낫프리는 프리랜서가 건강하게 일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걸 장기적인 목표로 바라보고 있어요. 정서적 지지대가 되는 것(프리랜서커피챗,프리랜서 파티 등), 프리랜서가 일하며 필요한 실무역량을 교육하는 것(종합소득세 신고, 저작권 교육, 실무 교육 등), 상호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포트폴리오 워크숍, 프리랜서 온라인 작업실 등) 등등 프리랜서가 당장 도움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동시에 다양한 주체들과 실질적으로 프리랜서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성동구와 성남시에서는 일하는 시민을 위한 조례를 재정했어요. ‘일하는 시민’은 노동관계법에 따른 근로자를 비롯해 고용상의 지위 또는 계약 형태에 상관없이 일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말합니다. 단지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4대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일하는 사람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이들의 노동권을 보호해줄 장치는 매우 부족한 현실입니다. 일하는 시민을 위한 조례와 같이 고용관계와 무관하게 일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노동권을 보호하는 장치들이 더 많아져야 하고,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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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낫프리 Free, not free> 2호: 창작하는 프리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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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턱괴녀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일하는 모습도(이동의 자유로운 등) 다양해요. 하지만 이런 방식이 가능해지고 자리를 잡기까지는 물리적, 정서적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함께 모여 이야기하거나 어떤 도움을 받거나, 집중할 기회(공간)이요.
이다혜 작가님께서도 다양한 일의 형태에 있어 '공간'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이때 공간-어쩌면 플랫폼-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코로나19 팬데믹은 온라인 만남이라는 새로운 만남의 방식을 빠르게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어요. 저 또한 온라인을 통해 프리랜서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온라인 만남에는 한계가 있어요. 프리낫프리 3호 인터뷰에서 전) 뉴그라운드 신지혜 대표(현재는 프리랜서 교육 컨설턴트)가 오프라인에서만 발생하는 화학작용이 온라인에는 없다고 말했어요. 공감하는 바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공동체를 이루는 존재들이잖아요. 이 공동체가 만들어질 때 공간은 필요 조건이자 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사람이 교류하며 발생하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얼마나 바꿔왔는지 우리는 익히 배워 알고 있잖아요. 알쓸신잡에서 통영이 왜 문화예술의 도시가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이 도시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한 패널이 내놓았어요. 공감하는 바예요. 다양한 사람들이 물리적 공간에서 모일 때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현재 저와 같이 협업하는 프리더마케터스의 사라는 프리더마케터스라는 콘텐츠 마케터 그룹을 만들기 시작할 때 제 단행본 <프리랜서로 일하는 법> 북토크에 참여했던 독자입니다. 북토크에서 알게 된 몇몇 사람에게 제안했고, 그들은 모두 프리더마케터스라는 그룹 안에서 느슨하게 연결되어 일하고 있어요.
물리적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우리는 아주 재미있는 화학작용을 발견하게 됩니다. 공간과 플랫폼은 그래서 중요하고요.
저희(턱괴는여자들)는 ‘연구계획서'만 가지고 플랫폼피에 입주한 첫 팀이에요. 플랫폼피가 우리의 ‘가능성'을 알아봐 줬다고 생각해요. 입주한 이후 우리가 출판사 등록을 하고, 첫 책 <외인구단 리부팅 : 야구장 속 여성의 자리는 어디인가>를 인쇄하고, 그 책으로 서울국제도서전에 나가고, 연구 기반의 2차 창작을 하고, 전시를 기획하고 수행하는 모든 과정에 크고 작은 도움을 (플랫폼피 안에서) 받았어요. 턱괴녀는 이를 플랫폼피 ‘인큐베이팅'이라 불러요.
센터의 운영진은 센터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촘촘하게 넓은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주옥같은 지원 프로그램과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기획해 주시는데(그 기획력을 배우고 싶은 정도죠), 이는 플랫폼피 인스타그램(@info_platform_p)에만 방문해도 알 수 있잖아요. 특히 센터 안팎을 잇는 알찬 프로그램도 많으니, 출판계와 그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팔로우하고 캐치업하면 정말 좋고요.이처럼 물리적 공간이 효율적인 인큐베이터,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걸 턱괴녀도 플랫폼피를 통해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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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최근 플랫폼피의 존속을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작가님의 입장은 어떠신가요?
마포구청에서는 신규입주사 모집과 입주사의 연장 심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신규입주사 모집은 계획이 없다며 일축하고, 기존 입주사의 경우 사업자 등록이 마포구로 되어 있으며, 동시에 대표자의 주소지가 마포구인 입주사만 계속 이 공간을 쓸 수 있다는 식으로 새로운 조건을 추가하며 교묘하게 플랫폼피를 공동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상당히 많은 창작자와 출판사가 빠져나간 플랫폼피는 마포출판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어려운 공간이 될 가능성이 있어요. 이러한 방향으로 마포구청이 유도하고 있죠.
마포구는 출판 및 디자인 특구로 십여 년, 아니 훨씬 전부터 많은 출판 창작자와 노동자들이 출판문화를 만들어 온 곳이에요. 마포구의 중심에 있는 마포출판문화센터와 플랫폼피는 마포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으며, 마포구민의 문화 예술적 경험 확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간과 플랫폼을 없애려는 시도는 결국 마포구의 정체성의 위기이며, 출판문화를 향한 공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플랫폼피에 함께 입주한 고호콘텐츠 박은아 대표와 저는 함께 많은 외주작업은 물론, 출판작업도 하고 있어요. 딸세포 출판사 김은화 대표와 셋이서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출판 편집 디자이너인 박은정 디자이너는 지난해 제가 기획한 프리랜서 교육 시리즈 ‘프리랜서 생존키트’ 디자인을 담당했어요. ‘프리랜서 생존키트’의 오프라인 교육은 플랫폼피의 다목적홀에서 진행됐어요.
지난해에는 플랫폼피의 월간 세미나의 주최자로 플랫폼 피에 입주한 다양한 창작자들이 함께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상호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어요.
플랫폼피는 마포 출판문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플랫폼피라는 공간이 있었기에 출판계에 다양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현재도 출판 관련 세미나와 모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요.
소규모 출판사와 출판창작자들이 저렴한 사무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에요. 출판문화가 꽃피는 마포출판문화센터와 공간 플랫폼피를 지키는 것이 우리가 일하는 출판계의 건강한 생태계 구축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플랫폼피 입주자 협의회 멤버 상당수는 이미 입주사가 아니거나, 곧 7월이면 플랫폼피를 떠나는 입주사예요. 그럼에도 우리가 함께하는 이유는 플랫폼피와 마포출판문화센터를 향한 공격이 출판문화, 그리고 우리를 향한 공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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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라는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출연자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기억에 남는 출연자나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한 출연자, 혹은 에피소드만 꼽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이 활동을 통해 배우는 점이라면, 정말 많은 여성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존재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에요. 저희 게스트 중에는 프리랜서 창작자이거나 특별한 영역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요. 페미니즘, 로컬 이슈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 안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여성을 보며 많이 배우고 동기를 얻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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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작가님이 해보고 싶은 '큰 일'이란?
목소리를 발견하고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 저에게는 ‘큰 일’이에요. <프리낫프리>로 다양한 프리랜서의 목소리를 발견했고, 이제 그 목소리를 바탕으로 실제로 프리랜서들에게 필요한 콘텐츠와 제도 등을 만들어 내는 데 에너지를 쏟고 있어요. 플랫폼피 입주자 협의회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마포구에 출판산업을 진흥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만성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에세이를 쓰며, 만성질환이 있는 여성들을 발견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외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어요. 이처럼 제가 하는 일들의 큰 맥락은 목소리를 발견하고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에요. 지금은 저와 밀접한 주체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마이너라고 생각되는 주체들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데 제 역할을 수행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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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낫프리 Free, not free> 3호: 프리랜서의 느슨한 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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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작가님이 계속해서 '큰 일'을 해나가길 바라며 지난 5월 13일 플랫폼피에서 열렸던 마포 책소동 후기까지 이어지니 계속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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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직접 찍은 사진, '마포 책 소동'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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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플랫폼피에서 '마포 책 소동' 북페어가 열렸습니다.
플랫폼피(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는 읽는 이들과 쓰는 이들, 그리고 책을 만들고 알리는 이들을 지원하는 공간인데요. 이곳에 출판을 표현 매체로 두는 다양한 창작자들-출판사, 작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입주해 있어요.
이들과 외부 출판인들이 플랫폼피에 모여 북페어를 연 것입니다.
고호콘텐츠, 번역공동체 잇다, 임시제본소, 스튜디오 하프-보트, 주정민, 레모 등 25개의 개성 넘치는 셀러들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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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직접 찍은 사진, <다섯명의 혜석> 표지와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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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주정민 창작자의 작업을 소개하고 싶어요.
주정민 작가는 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2011년부터 브랜드, 패션 잡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만화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패셔너블하고 세련된 그림체 너머에 여성의 힘과 창조력을 이야기하는 강인함이 있어요.
작가의 <보석상>이란 작품은 주인공이 창작을 위해 보석을 찾아 탐험하는 여정을 담았는데, 제목처럼 그가 창작을, 예술을, 영감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어 뭉클했습니다.
또 무엇보다 <다섯 명의 혜석>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싶은데요. 주정민 작가가 2022년부터 동료 만화가들과 만든 작업 모임 '모꼬지 코믹스'에서 발행한 만화책이에요.
💭'나혜석'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나혜석(1896년)은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문인이었습니다. 서울과 일본에서 미술 공부를 했고 다수의 지면에 글도 발표하곤 했어요. 당시 외교관의 아내로서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 유럽과 미국 등지를 경험하기도 했고요. 그의 기행문을 엮음<조선 여성 첫 세계 일주기>의 '아아, 자유의 파리가 그리워' 에서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구미 만유 1년 8개월 동안의 나의 생활은 이러하였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서양 옷을 입고, 빵이나 차를 먹고, 침대에서 자고, 스케치 박스를 들고, 연구소를 다니고, 책상에서 프랑스어 단어를 외우고, 때로는 사랑의 꿈도 꾸어보고, 장차 그림 대가가 될 공상도 해보았다. ... 혁명가도 찾아보고, 여성 참정권론자도 만나보았다. 프랑스 가정의 가족도 되어보았다. 그 기분은 여성이요, 학생이요, 처녀로서였다. 실상 조선 여성으로서는 누리지 못할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장애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이것을 읽으면 그가 염원했을 자유가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다시 이어가서, 이렇게 넓은 활동과 견문을 가진 나혜석은 이혼과 함께 그저 스캔들의 인물로 역사에 남게 되었어요. 시대가 그를 제대로 품을 수 없었던 거죠.
그러다 1991년 수원시(나혜석이 성장했던 곳)는 나혜석의 위상을 바로 잡고자 '제1회 나혜석 바로 알기 심포지엄'을 개최합니다. 이후 나혜석 거리 조성 사업 등 나혜석의 진가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와요. 이에 힘을 보태며 모꼬지 코믹스에서 다섯 명의 만화가들이(카인비, 주정민, 영재영, 연두, 마진오) 나혜석이 모티브가 된 만화를 각각 그려냈습니다.
다섯 편의 단편 만화 중 마진오 작가의 '천사는 여기 잠들다'는 너무나 인상 깊었는데요. 약간의 판타지가 섞여 있어요. 결혼을 선택하고 성실히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서약하는 여성들에게는 '천사'의 신분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고 세상을 바꾸려 하죠.
"천사가 밝게 빛날수록, 혹은 단어들에 얽매일수록 드러나지 않고 자유를 누리는 자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만화 속의 문장 하나를 두고 마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다섯 명의 해석>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모꼬지 코믹스: 일곱 명의 작가(카인비, 주정민, 영재영, 연두, 반마, 못니, 마진오)가 창작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더 나은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돌파구가 없어 보이는 문제들을 함께 헤쳐 나가는 작업 모임.
*이 글은 <다섯 명의 해석> 속의 소개 글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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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괴녀 소식
매거진 <프리낫프리 Free, not free>이다혜 에디터이자 작가의 인터뷰 어땠나요?
작가님이 얼마나 깊이 고민하며 답변한 내용인지 알기에 끝까지 꼭 읽어보길 바라요.
더불어 현재 플랫폼피의 상황 역시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힘을 실어주길 바랍니다. 당장 턱괴녀의 다음이 아니라, 언젠가 글을 쓰고 책을 만들게 된 누군가를, 나를 위한 일이니까요.
또 턱괴녀 중 MMJ가 업무차 뉴욕에 다녀왔어요. 우리와 함께 일하는 IT회사(아들러)와 함께요.
정말 크고 멋진 경험을 했다는데... 턱괴녀 인스타그램에서 후기를 읽어보실 수 있어요.
6월에도 꾸준하게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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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괴는여자들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촌로 2길 19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Platform P 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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